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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완벽 요약 정리: 카를로 로벨리가 설명하는 우주의 시간

by 어쨌든 독서가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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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평소에 시간을 아껴 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모든 사람에게는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시간을 쪼개고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살아서 높은 성과를 내는 반면 다른 사람은 생각 없이 지내다가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가 게으르게 빈둥거리며 보내고 있는 일 분 일 초라는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아껴서 제한된 시간 동안 최고의 효율을 내야 한다. 그런데 왜 시간은 되돌릴 수 없을까? 시간은 반드시 한 방향으로만 흘러야 하는 걸까? 카를로 로벨리의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는 시간이 반드시 한 방향으로만 흘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느끼는 환상에 가깝다. 시간은 우리가 세상을 흐릿한 시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이다. 세상의 모든 미시적인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것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모호하고 신비로운 것이다.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시간에 대해 그동안 인류가 알아낸 지식들과 아직 밝히지 못한 것들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이라는 개념이 전부 환상이었다는 황당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나도 이 책의 내용은 다소 어렵다고 느꼈지만 내용이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해서 나도 모르게 끝까지 읽게 되었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에 있는 사물이 아래에 있고, 아래에 있는 사물은 위에 있다. 지구 전체가 다 그렇다." 이 문장을 처음 들으면 여러 반의어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보여서 혼란스럽다. 몇 천 년 전의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그렇게 믿는 편이 인간의 직관에 잘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현대인은 위나 아래라는 개념이 보편적이지 않고 지역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유럽에서 성립하는 위나 아래라는 개념이 호주에서는 반대로 성립한다. 지금 우리도 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의 직관과는 달리 과거, 현재, 미래라는 개념은 보편적이지 않고 지역적이다. 지구에서의 과거가 안드로메다 은하에서는 미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지금까지 인류가 시간에 대해 알아낸 진실들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시간이 없는 세상에는 무엇이 남는지 설명한다. 3부에서는 1부에서 설명한 시간이라는 개념을 다시 돌아보면서 무엇이 우리가 시간이라는 개념을 믿게 만들었는지 설명한다.


시간은 보편적이지 않다

  현대 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보편적이지 않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상대성 이론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있다.

1.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어떤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다른 곳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양과 지구는 중력을 통해 서로를 끌어당긴다. 그런데 태양과 지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서로를 끌어당길 수 있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느낀 아인슈타인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는 무엇인가에 의해 서서히 끌어당겨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공간과 시간만 있으므로 태양과 지구가 각자 주위의 공간과 시간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상대성이론을 통해 지구나 태양과 같이 질량이 있는 행성은 주위의 시공간을 변화시켜 주변에 있는 물체를 끌어당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행성은 시공간을 변화시켜 주변의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만든다. 그래서 지구라는 행성에 가까운 바닥일수록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높은 곳일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중력이 강한 행성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해야지 멀리 있는 무언가를 대상으로 하면 안 된다. 내 여동생이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져 있는 프록시마 b에 갔다고 하자. 나는 여동생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내가 망원경으로 보거나 여동생이 보내는 무선통신을 받는다면 내가 아는 건 여동생이 4년 전에 하던 일이지 지금 하는 일이 아니다. 빛이 프록시마 b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4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동생이 하고 있는 행동은 내가 여동생을 망원경으로 보고 난 후 4년 후에 그녀가 하고 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큰 행성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따라서 내가 여동생을 본 지 4년 후는 그녀의 시간에서는 지구에서 10년 후가 될 수도 있고, 그때는 그녀가 이미 지구로 돌아왔을 수도 있다. 시간은 보편적이지 않다. 지구라는 좁은 지역 안에서는 시간이 보편적이라고 여겨도 문제 되지 않지만 4광년 떨어져 있는 프록시마 b에서도 지구에서 성립하는 시간의 개념이 똑같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우리가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엔트로피 즉, 무질서한 정도가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한 곳에 가지런하게 정리해놓은 물건들은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어질러지고, 물 위에 떨어뜨린 잉크 방울은 순식간에 퍼진다. 물건이 스스로 정리되거나 물속에 퍼져 있는 잉크 방울이 스스로 모이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지금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있다면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이유는 모든 현상은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곳에 정리된 물건이나 물속에 떨어뜨리기 전의 잉크 방울은 엔트로피가 낮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상을 희미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상의 미시적인 부분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면 항상 엔트로피가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묶음의 카드를 섞어보자. 이 카드는 1부터 10까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그렇다면 카드를 섞기 전에는 엔트로피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카드를 섞는 순간 엔트로피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어떤 구성이든 특별하기는 하다. 부모의 눈에는 자기 자식이 가장 특별하게 보이듯 자세히 관찰하면 모든 카드 배열에 독자적인 방식으로 특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초기 상태가 엔트로피가 낮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희미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항상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따라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사물의 미시적인 상태까지 관찰할 수 있다면 과거나 미래라는 개념은 무의미해진다.

  우주에는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먼지들은 스스로 모여서 먼지 뭉치가 되고 이 먼지 뭉치가 커지면서 중력이 생기고 점점 더 커져서 별이 된다. 태양계와 우리 은하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엔트로피가 높아지기만 한다면 먼지는 끝없이 흩어지기만 해야지 스스로 모여서 먼지 뭉치가 되고 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헬륨은 수소보다 엔트로피가 낮은데 별은 스스로 핵융합하여 수소를 헬륨으로 변환시킨다. 우주에는 엔트로피의 증가를 역행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 다만 지구만 계속해서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특별한 계에 속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시간이 없으면 무엇이 남는가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고 하면 많은 사람은 모든 것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 세상을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지 않는 세상은 그렇게 삭막하지 않다.

  우주가 보편적인 하나의 시간 순으로 정리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러 변화들이 단일한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되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원인 뒤에는 결과가 뒤따른다고 생각하지만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일어나거나 원인과 결과가 함께 일어날 수도 있다. 다만 지구는 시간이 우리의 직관에 따라 흐르는 특별한 공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현상을 관찰하기 어렵다.

  우주의 시간은 질서 정연하게 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의 언어와 직관에 따르면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새로운 발견을 기존의 언어와 직관에 끼워 맞추려고 싸우고 있다. 2천 년 전에는 지구는 공 모양이고 위, 아래의 의미가 이곳, 저곳에서 서로 다르다는 새로운 발견에 혼란스러워했다. 현재 상황은 2천 년 전의 상황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단위는 공간의 특별한 지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어디뿐 아니라 언제에도 있다. 우리는 세상이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깝다. 잘 살펴보면 사물들은 장기간에 걸쳐 매우 천천히 일어나는 사건이다. 예를 들어 유리는 고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액체이다. 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천천히 녹아내리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보니 우리 눈에는 고체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물체는 짧은 순간 동안 자신의 형상을 유지하고 다시 먼지로 분해되기 전 자체적으로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과정이다. 돌도 지금은 단단한 고체처럼 보이지만 미시적인 부분까지 관찰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풍화하고 움직이고 있고 언젠가 완전히 분해되어 먼지가 될 것이다. 최신 물리 이론에 따르면 모든 물체는 양자장의 복잡한 진동이고 힘들의 순간적 상호작용이다. 물질이란 것은 환상이고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질도 시간이라는 환상이 만들어낸 또 다른 환상인 것이다.

 

 

미래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

  초등학교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라고 가르친다. 에너지 덕분에 우리는 자동차도 움직일 수 있고, 난로도 피울 수 있고, 컴퓨터도 켤 수 있다. 에너지가 사용되면 에너지는 열로 바뀌어 차가운 사물로 이동하는데 여기서부터는 특별한 조치 없이는 에너지를 이전 단계로 되돌릴 수 없다. 예를 들어 석탄은 에너지가 응축되어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이다. 하지만 석탄을 태워 증기 기관차를 움직인다면 석탄은 엄청난 열을 배출하며 엔진을 움직이는데 이때 방출된 열은 주변으로 빠르게 퍼진다. 즉,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때 발생한 열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다시 사용하기 어렵다. 즉,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가 아니라 낮은 엔트로피인 것이다.

  우리가 미래가 아닌 과거만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과거에는 지금보다 엔트로피가 낮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은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시작해서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열을 배출한다. 흔적이 남으려면 무엇인가 정지해서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데 이것은 되돌릴 수 없는 과정을 통해서만 즉, 에너지를 열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열이 없는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탄력적으로 튕기고 그 어떤 것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달에 운석이 떨어지면 엔트로피가 높아져 달 표면에는 운석 구덩이라는 흔적이 남고 엄청난 열이 방출된다.

  우리의 뇌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면 뜨거워지듯이 뇌도 쓰면 쓸수록 뜨거워진다. 이는 뇌가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나아가면서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도 엔트로피가 높아지면서 기억이라는 흔적이 남는 것이다. 즉, 엔트로피가 높아지지 않으면 우리의 뇌도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

  과거만 기억하고 미래는 기억할 수 없는 것은 지구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항상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생각은 우리가 세상을 흐릿한 시야에서 관찰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각이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모든 우주에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이 아니다. 하지만 지구라는 좁은 지역은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특별한 계에 속해 있다. 우주 어딘가에서는 시간이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면서 엔트로피가 낮아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구에 사는 우리는 과거만 기억하고 미래는 기억할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이 우주 전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칙일 거라는 생각은 우리가 느끼는 환상이다. 시간은 우리가 세상을 흐릿한 시야로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느끼는 착각이다. 세상의 모든 미시적인 움직임을 완벽하게 관찰할 수 있다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모호하고 신비로운 것이다.

  카를로 로벨리의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는 그동안 인류가 시간에 대해 알아낸 사실들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들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개념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다.

  우리의 언어와 직관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보편적인 시간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한 방향으로 흐르는 절대불변의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굉장히 난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기 어려울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하지만 내용이 굉장히 흥미로워서 읽을수록 빠져들었다. 어렵지만 알수록 궁금해지고 더 탐구하게 되는 게 과학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난해하지만 흥미로운 과학 지식을 알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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