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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나를 인간답게 만든다 : 기억의 뇌과학(리사 제노바) 서평 위 그림 중에서 어느 것이 진짜 애플 로고일까? 정답은 없다. 이 중 어느 것도 애플 로고가 아니다. 요즘은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도 많고,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애플 로고를 본 적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쉽게 망각해서 이렇게 간단한 퀴즈조차 틀려버리고 만다. 요즘 나는 인간의 두뇌에 대해 회의감을 느낄 때가 많다. 최근 뛰어난 성능의 인공지능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생각되어 왔던 영역들까지도 하나둘씩 인공지능에게 정렴 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뇌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이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인지라 인간보다 암기력이나 연산 속도가 월등히 뛰어나고, 전기만 있으면 24시간 쉬지 않고 일할 수도 있고, 월급도 전혀 필요 없다. 그.. 2023. 4. 4.
신경과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간 교과서 : 해마가 없었던 남자, 헨리 몰래슨 인간의 뇌에는 바다에 사는 해마를 닮은 기관이 뇌 한가운데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해마는 기억을 하나로 묶어 기억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해마는 뇌의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는 모든 개별적인 정보들을 한데 모아 나중에 한꺼번에 불러올 수 있도록 하나의 연관된 데이터 단위로 만들어낸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정보 단위는 적절한 상황에 기억이라는 형태로 떠올려질 수 있다. 즉, 우리에게 기억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해마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마가 손상되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알츠하이머병 역시 해마를 공격하여 기억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한다. 그런데 만약 인간에게 해마가 아예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다... 2023. 4. 3.
최악의 무기가 불러온 인류의 구세주: 줄기세포의 발견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구세주가 될 수 있는 줄기세포의 존재는 역사상 최악의 무기인 원자폭탄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약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폭발 생존자들조차도 대부분 방사능에 노출되어서 골수의 세포 재생능력이 상실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은 앞으로 또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핵전쟁에 대비하여 치명적인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줄기세포이다. 캐나다의 연구원, 제임스 틸과 어니스트 맥컬러프는 1961년에 줄기세포가 골수와 비장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이 세포들이 혈액 세포를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적절.. 2023. 4. 1.
암, 노안, 알츠하이머는 모두 한통속이다?! 혈관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태아에게 처음으로 완전한 순환계가 만들어질 때뿐만 아니라 수술이나 외상 등으로 깊은 상처가 생겼을 때에 새로운 혈관이 수천 개가 만들어지면서 상처 입은 조직을 건강하게 회복시킨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혈관 생성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암, 알츠하이머, 비만 등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혈관 생성 시스템은 혈관을 증식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강도를 높이고, 낮춰야 할 때는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내성적인 억제제가 그 과정을 진압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과식을 자주 하거나 불건전한 식습관을 유지하면 혈관 신생을 자극하는 성장인자의 혈중 수치가 높아지고 이러한 시스템이 무력화된다. 이는 암, 알츠하이머, 비만 등의 질병..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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