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술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우리 주변에도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를 치거나 또는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뇌 과학적으로 보면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뇌에서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는 고등한 영역인 전두엽의 활성을 억제해서 술을 마신 사람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최근 술을 마시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상시에는 뇌가 전두엽에게 속박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술을 마시면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게 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는 참가자들이 애니메이션 영화인 <라따뚜이>를 시청하는 동안 가볍게 술에 취하도록 만들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베이글을 먹으면서 보드카와 크랜베리 주스를 섞은 음료를 몇 잔 마셨다. 각 참가자가 섭취한 음식의 양은 몸무게에 따라 달르게 했다. 두 번째 집단은 영화를 보긴 했지만 그동안 아무런 음료나 음식도 섭취하지 못하게 했다. 영화가 끝난 후, 두 집단에게 동일한 낱말 퍼즐을 풀도록 시켰다.
연구 결과, 영화를 본 뒤, 술에 약간 취한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보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낱말 퍼즐을 38% 더 많이 풀었다. 그뿐만 아니라 더 빨리 풀기까지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술에 취할수록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창의성이 필요한 낱말 퍼즐을 풀려면 정답을 찾을 때까지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가끔 말도 안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해야 한다. 보통 사람은 한 번에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자유롭게 사고하지 못해 다양한 시도를 하지 못하지만 술에 취한 참가자들은 그런 강박관념이나 사고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시도해보았기 때문에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술을 마시면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논리적 사고 능력은 저하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현상으로 인해 창의성은 높아진다.
우리 주변에는 사고를 제한하여 창의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많은 사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서 실패할 것 같은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엉뚱하다고 생각되는 말이나 행동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크게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창의적인 성과를 내려면 남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최대한 많은 시도와 실패를 해봐야 한다.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면, 혹시 자기가 사고를 제약하고 있지는 않은 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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