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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적성검사도 차별이다?! : 채용 과정이 불공평할 수밖에 없는 이유

by 어쨌든 독서가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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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흑인 노동자, '그릭스'는 미국의 전기 회사인 '듀크 전력회사'가 공민권법 제7조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국 대법원은 채용 과정에 포함된 지능검사는 차별적인 관행이므로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인성적성검사에는 피검사자의 정신건강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기업은 사람을 채용하기에 앞서 인성적성검사를 통해 그 사람의 인성이나 적성이 직무와 잘 맞는지 검사한다. 인성적성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면접을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에는 '입사 후 직무 수행 능력'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직무 수행 능력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서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은 그 사람의 직무 수행 능력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요소들을 측정하여 그 사람의 적성을 예측한다. 하지만 이런 대리 데이터들은 조작되기가 매우 쉽다. 그래서 흑인이나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면접을 볼 기회를 얻기도 전에 탈락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어떤 사람을 채용하기에 앞서 간단한 서류 전형을 통해 인성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지원자의 적성이나 인성이 직무에 적합한지 판단한다. 인성적성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는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그리고 인적자원관리 업체 중 하나인 '크로노스'는 인적자원 관리를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채용 과정에서 '추측'을 제거해준다고 광고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워크포스 레디(HR, Workfotce Ready HR6)도 그중 하나이다. 인적자원 관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 사업이다. 현재 인적자원 관리 시장 규모는 연 5억 달러를 넘어섰고, 매년 10~1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채용 프로그램에는 가장 중요한 '직무 수행 능력'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근거 있는 추측을 통해 피검사자의 인성과 적성을 판단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모든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에는 그 사람의 '직무 수행 능력'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그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대리 데이터'를 통해 그 사람의 인성과 적성을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모든 면접자가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단 하나이다. '이 지원자가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인가?' 그래서 면접관과 피부색이나 종교, 민족성, 성별이 다른 지원자는 불합격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 백인 직원이 많다면 면접관은 '백인이 우리 회사에 잘 맞는구나.'라고 판단하고 백인이 아닌 지원자에게는 면접 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 회사에 기독교인이나 남성 직원이 많다면 다른 종교인이나 여성 지원자는 자동적으로 탈락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인성적성검사가 직무 수행 능력을 측정하는 데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오와 대학교의 경영학 교수인 '프랭크 슈미트'는 다양한 직원 채용 과정의 예측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100년간의 직무 생산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인성적성검사는 직무 생산성과 거의 연관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인성적성검사는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롤런드 벨'은 "검사이 주요 목표는 최고의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능한 한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걸러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구직자들에게 좋은 팁을 하나 주겠다. 어떤 기업에 지원할 때는 자동 심사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이력서를 신중하게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서에 해당 직무의 수행 능력과 관련된 단어들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판매관리자, 최고 재무책임자, 소프트웨어 설계자 같은 직함이나 각종 수상 내역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이력서에 사진을 넣는 건 아무 소용도 없다. 대부분의 이력서 스캐너는 사진을 처리하지 못한다. 예쁜 글꼴도 자동 심사 시스템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에어리얼(Arial)이나 쿠리어(Courier)와 같은 평범하고 무난한 글꼴이 안전하다. 화살표 같은 기호도 넣지 마라. 그런 요소는 자동 시스템이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어떤 회사에 서류를 지원했을 때,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왜 불합격했는지까지는 알 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본인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인성적성검사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직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괏값이 나왔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불합격시킨 것일 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은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지만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는 이유로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에서는 인성적성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즉, 공정성보다는 효율성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관행 때문에 여성이나 흑인 지원자는 채용 시장에서 다른 지원자에 비해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런 사건을 보면 이 세상에는 자기 이익을 위해 공정성보다는 효율성을 택하는 사람이 많고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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