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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책

왜 대부분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일까? : 이야기의 탄생 서평

by 어쨌든 독서가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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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차피 주인공이 이길 텐데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사람들은 영화를 포함한 대부분의 이야기를 볼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 지를 궁금해하며 끝까지 이야기를 감상한다. 그런데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이길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있어도 주인공이 이길지 질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 거의 확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작가들은 수 천 년 전부터 우려먹어 왔던 해피 엔딩을 아직까지도 즐겨 사용하고 있을까? 진부한 해피 엔딩 대신 참신한 배드 엔딩을 사용함으로써 이야기에 반전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은 이런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듣기 어려웠는데 윌 스토의 <이야기의 탄생>을 읽고 나서야 이런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었다.  윌 스토의 <이야기의 탄생>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관한 여러 개념들이 심리학자, 신경과학자들이 설명하는 이론들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뇌는 태생적으로 해피 엔딩을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차피 주인공이 이길 거라는 걸 알면서도 지루해하지 않고 스토리에 끝까지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건 해피 엔딩이냐 배드 엔딩이냐 라는 '플롯'이 아니라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플롯이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플롯보다는 인물이 겪는 내적, 외적 갈등과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윌 스토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심리학과 신경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전문 용어나 어려운 표현도 전혀 없어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이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스토리텔링 강의를 하면서 작가 지망생 혹은 현직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며 얻은 글쓰기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갖추고 싶은 작가나 시나리오 작성자, 마케터, 광고 기획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 책을 읽고 나서 새로운 관점으로 전에 봤던 이야기를 다시 보면 전에는 안 보이던 게 보여서 이전보다 훨씬 더 재밌게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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