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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책

기억의 뇌과학(리사 제노바) 핵심 요약 리뷰: 망각은 예술이다

by 어쨌든 독서가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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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실에 왜 나왔지?

 

 

  종종 무언가 할 게 있어서 거실에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내가 왜 거실에 나왔는지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뭐든지 잘 망각해 버린다. 그 외에도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잊어버린다든지, 웹 사이트 비밀번호를 까먹는다든지, 방금 덮은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등. 뭐든지 망각해 버리는 뇌의 특성은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한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책, <기억의 뇌과학>에서는 망각은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이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매 분, 매 초마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에 비해 뇌의 용량은 턱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정말 중요한 정보 외에는 전부 잊는다. 즉, 망각은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이다. 또한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에 따라서 같은 것을 보아도 무엇을 망각하고 기억하는지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따라서 망각은 우리 각자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고 있다.

  리사 제노바의 책, <기억의 뇌과학>은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기억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을 매우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과 관련된 신경 질환에 대해서도 매우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제부터 이 책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기억은 부호화, 강화, 저장, 인출 네 단계를 거쳐서 만들어진다. 첫째로 뇌는 인식하고 집중한 대상으로부터 정보를 포착하고, 이것을 신경 신호로 전환한다. 이것이 부호화다. 둘째로 뇌는 받아들인 정보에 따라 이전까지는 무관하던 신경 활동들을 서로 연관성을 갖는 하나의 패턴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강화이다. 셋째로 이런 식으로 형성된 신경 세포들은 영구적인 구조적, 화학적 변화를 겪으면서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 이것이 저장이다. 마지막으로 연결된 패턴이 다시 활성화될 때마다 이전에 학습한 내용을 회상하게 된다. 이것이 인출이다.

  기억의 두 번째 단계인 강화를 담당하는 기관은 '해마'이다. 해마는 뇌의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는 모든 개별적인 정보들을 한데 모아 나중에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도록 연관된 데이터 단위로 만들어낸다. 알츠하이머병이 처음으로 공격을 시작하는 부위도 해마이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기억을 생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억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인간은 매 순간마다 오감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렇게 방대한 정보를 전부 저장하기에 뇌의 용량은 턱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뇌는 한 가지 꼼수를 생각해 냈다. 그것은 '망각'이다. 뇌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 외에는 전부 망각해 버린다.

  뇌가 무엇을 기억하고 잊어버릴지는 그 당시 느끼고 있던 감정과 생각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같은 것을 보아도 사람마다 기억이 다를 수 있다. 즉, 망각은 우리들 각자를 개성 있고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너무 오래 방치된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게 된다. 기억이 방치되면 기억을 유지하고 있던 신경망들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기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오래전에 저장된 기억을 다시 불러오면 신경만들의 연결이 훼손되어 기억이 변질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만들어내거나 다른 출처에서 가져온 정보가 기억을 왜곡하기도 한다.

  종종 분명히 알고 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다시 떠올리기 어려운 기억이 있다. 그것을 '설단 현상' 또는 '말 막힘'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찾고 있는 단어와 연관된 신경 세포의 일부만 활성화되어 있거나 약하게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또는 저장된 단어 정보와 철자 및 소리 정보의 연결이 불충분할 때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고유 명사보다 일반 명사가 설단 현상에 더 취약하다. 뇌는 자신의 기억을 촉발하는 단서가 많을수록 그 기억을 잘 떠올린다. 고유 명사는 연관된 단어가 많아서 그 기억을 촉발할 단서가 많다. 반면 일반 명사는 그 기억을 촉발할 단서가 많지 않아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기억력을 향상하는 법

  뇌는 자신이 집중한 대상이 아니면 전부 망각해 버린다. 따라서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집중하는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대상이 있으면 그것을 기억하려고 집중하고 끊임없이 되뇌어 생각하거나 시각이나 공간 이미지 기억술을 사용하는 게 좋다.

  뇌는 자신의 기억을 촉발하는 단서가 있을 때 그것을 더 잘 기억한다. 따라서 처음 정보를 학습한 환경과 같은 환경에 놓일 때 그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다. 우리가 안방에 있다가 무언가 할 게 있어서 거실에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까먹는 이유도 안방과 거실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실에 나왔는데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면 다시 안방에 들어가 보자.

  급성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약화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증가하여 무언가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은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하게 하는데 그러면 편도체는 해마에게 지금 출몰한 정보가 매우 중요한 정보라는 신호를 보내어 기억이 강화되기 쉽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조금만 오래 지속되어도 아드레날린이 심박동, 호흡, 혈압을 증가시키고, 세포, 성장, 소화 등에 사용되던 혈액과 에너지를 전부 팔다리로 보내어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약화된다.


  리사 제노바의 책 <기억의 뇌과학>은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지에 대해 매우 과학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또 전문 용어 없이 일반인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매우 큰 장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망각 때문에 불편한 일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망각은 인간의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매우 훌륭한 방식 중 하나이고, 망각 덕분에 우리는 각자가 독특하고 개성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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