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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창작 글

명문대가 명문대가 아닌 이유

by 어쨌든 독서가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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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은 명문대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명문대에 가면 좋은 교육을 받고 쉽게 지식을 쌓아서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입시험을 볼 때 명문대들에 입학하려면 아득할 정도로 높은 내신 성적 또는 수능 성적을 받아야만 하는 걸 보면 명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명문대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학교의 교육 시스템이 좋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교육을 받으려면 명문대에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명문대에는 교육 시스템에 얼마나 큰 혁신이 있길래 그렇게나 수준 높은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는 걸까? 그리고 지방대들은 왜 명문대처럼 교육 시스템을 바꾸고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걸까? 명문대에서 수준 높은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학교가 좋아서가 아니라 애초에 질 좋은 아이들이 몰려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학교의 질은 지방대나 명문대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람들의 인식이 다를 뿐이다.

  명문대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교육 시스템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애초에 명문대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기 때문이다. 명문대라고 해서 지방대에 비해 교육 시스템에 엄청난 혁신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서울대도 1946년에 개교된 이후로 교육 시스템에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다른 학교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강의실에서 교수가 강의하고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듣는 식이다. 또 예전부터 많은 대학교들이 서울대의 시스템을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서울대의 교육 시스템은 여느 학교에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흔한 것이 되었다. 따라서 학교의 질만 놓고 보면 서울대나 다른 대학교들이나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 서울대가 명문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대부분 서울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 서울대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공부 좀 잘한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은 대부분 서울대와 같은 명문대에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서울대와 같은 명문대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몰리게 되었고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초중고에서도 누구나 경험해봤을 것이다. 학교에서 반 아이들이 착하고 공부를 잘하면 담임 선생님이 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반 아이들이 착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은 잘 교육시킨 덕분인 경우는 거의 없다. 담임 선생님은 부모처럼 아이들을 아기 때부터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단 1년 동안 맡고 있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그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가능하다고 해도 어쩌다가 한 명뿐일 것이다. 하지만 수십 명이나 되는 아이들 중에서 한 명이 변화했다고 해서 반 전체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반 아이들이 착하고 공부도 잘하는 건 애초에 질 좋은 아이들이 그 반에 몰려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이들이 선생님 말씀도 거의 듣지 않고 반항과 학교 폭력을 일삼는 질 나쁜 아이들이라면 담임 선생님도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경우에 담임 선생님은 자기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억울하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학부모와 주변 사람들에게 온갖 욕을 먹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명문대에서 질 좋은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교육 시스템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애초에 그 학교에 질 좋은 아이들이 많이 입학하고 그들이 그만큼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너무 명문대에 가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지방대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명문대에 다니고 있다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심하면 잘난 체하기도 하고 지방대에 다니고 있다면 주눅 들기도 한다. 하지만 명문대나 지방대나 교육 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얼마나 질 좋은 학생들이 많이 있는지의 차이이다. 따라서 명문대든 지방대든 자기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오히려 자기가 명문대에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해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또 명문대는 이름값 때문에 과도하게 학비가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교육은 명문대나 지방대나 비슷한데 학비에 거품이 낀 것에 불과할 수 있다. 따라서 돈이 부족한데도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무리하게 학비가 비싼 대학교에 입학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부로 학비가 싼 대학교에 입학하여 돈을 절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자기가 현재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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