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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재밌는 지식들

다이어트하면 더 살찐다?! : 오프라 패러독스

by 어쨌든 독서가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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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유한 나라에서 복근이나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처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힘들어하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나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는 게 중요했지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굶어 죽을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요즘에는 오히려 비만이 인류 최대의 적이 되었고, 다이어트 열풍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최근 연구자들은 다이어트와 체중 감소 간의 상관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살이 더 찌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이런 역설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어트 체험자의 이름을 따서 '오프라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오프라 윈프리는 뉴스캐스터로 활동하던 방송 초기에 체중이 약 57킬로그램에서 64킬로그램 사이를 오갔다. 이때 오프라 윈프리는 한 다이어트 전문의를 통해 하루에 1200칼로리만 섭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을 꾸준히 유지한 결과, 오프라 윈프리는 일주일 만에 약 3킬로그램을 줄였고, 한 달 안에 57킬로그램까지 체중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곧 다시 서서히 체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체중이 무려 96킬로그램에 달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오프라는 4개월 동안 아예 고형질의 음식을 먹지 않고, 액체 다이어트를 시작해, 체중을 66킬로그램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후, 다시 체중이 늘어 결국 107.5킬로그램에 육박하게 되었다. 이처럼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살이 찌는 현상을 우리는 '오프라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오프라 패러독스는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조차 자신의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뛰어난 의지력 가진 이들은 여러 방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만 다이어트에는 이런 의지력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바우마이스터와 그의 동료들이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들에 대한 열 건의 넘는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다른 동료들과 과체중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중 감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들은 성격 테스트를 통해 그들의 자기 절제력을 평가했고, 그들의 체중 감소 패턴을 확인했다. 프로그램 초기에는 자기 절제력이 높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제한된 식단을 잘 따랐고, 운동 습관도 양호했다. 이러한 경향은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12주 동안 더욱 증가했다. 그러나 자기 절제력이 높은 학생이 낮은 학생보다 결과가 좋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차이는 미미했다. 만약 연구자들이 체중 감소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학생들을 추적했다면, 그들 중 대부분 학생의 체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데에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원시시대부터 반복되는 기근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인류는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면, 몸이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도록 진화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몸이 이것을 기근으로 판단해 최선을 다해 지방 세포를 지키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살을 뺄 수 있지만,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다시 서서히 살이 찌고, 또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이번에는 체중을 줄이는 데 이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또다시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살찌는 속도가 전보다 훨씬 빨라진다. 이런 악순환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더 이상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없다. 다이어트를 실패하고 다시 도전한 횟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체중을 감량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한 번에 성공하고, 다시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 글은 책 <의지력의 재발견>을 참고하여 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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