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이 미국인보다 똑똑하다?! : 나르시시즘의 위험성

  미국은 최근 몇십 년 간 세계 최고의 선진국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만큼 그 위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따라서 평균적인 미국인은 평균적인 아시아인보다 똑똑할 거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아시아인이 다른 미국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 아시아인이 미국인보다 뛰어나다는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추후에 이루어진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이 미국인보다 지능이 높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아시아인은 예전부터 절제와 겸손을 교육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렇지 않은 다른 미국인에 비해 나르시시즘에 빠질 위험이 적었고. 이로 인해 아시아인이 미국인보다 지능이 높지 않은데도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실험에서 유아들에게 여러 장의 그림을 보여주며 달 그림이 나올 때마다 '낮'이라고 말하고, 해 그림이 나올 때마다 '밤'이라고 말하도록 했더니 중국의 만 4세 유아는 같은 또래 미국 유아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인구 중 4퍼센트에 지나지 않지만 스탠퍼드나 컬림비아, 코널 같은 명문 대학교의 전체 학생 중 무려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들은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졸업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취업한 후에도 25퍼센트 많은 월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실험 결과를 두고 누군가는 아시아인이 미국인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중국 아이들은 미국 아이들에 비해 유전적으로 ADHD 인자가 희박하다는 연구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제임스 플린 교수는 이런 실험 결과를 전혀 다르게 해석했다. 플린 교수는 이들의 IQ를 다시 한번 꼼꼼하게 조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의 IQ점수가 일반적인 미국인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아시아계 미국인의 IQ가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일반적인 미국인에 비해 약간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아시아계 미국인이 다른 미국인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훨씬 더 잘 활용했기 때문이었다. 의사, 과학자, 회계사 같은 전문 직업군에 속한 사람은 대체로 특정한 한계점보다 IQ가 높다. 백인 미국인의 백인 미국인의 한계점은 IQ 110 정도였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은 한계 IQ 103으로도 같은 부류의 전문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아시아계 미국인은 자신의 지적 능력을 잘 활용하여 평균적인 미국인에 비해 낮은 지능을 갖고도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다른 미국인보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다른 미국인보다 나르시시즘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많은 아시아 문화권 국가에서는 일찍이 미국이나 다른 서구 문화권 국가들에 비해 자기 절제라는 덕목을 강조해왔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중국의 만 2세 유아는 미국의 만 3~4세 유아에 해당하는 조절 능력을 갖도록 교육받는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계 미국인은 평균적인 미국인에 비해 나르시시즘에 빠질 위험이 적었고, 낮은 지능만으로도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력이 부족하여 지능이 높은데도 뛰어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전설적인 존재라고 여기고, 자신의 거창한 이미지에 사로잡혀 타인에게 칭송받고 싶은 갈망으로 들끓는다. 또한 특별 대접을 받기를 원하며 비판에는 거칠게 반응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대학에서 공부는 하지 않고 좋은 학점을 기대하거나 회사에서 마땅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빠른 승진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들의 첫인상은 호감이 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심리학자 딜로이 폴허스는 피실험자들에게 서로를 평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나르시시스트들은 대부분 호감이 가는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 몇 차례 만남에서였을 뿐이었다. 몇 달이 지난 후, 나르시시스트들은 대부분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겸손과 절제를 훈련받은 아시아인이 그러지 않은 미국인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자존감이 부족하여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며 걱정한다. 하지만 반대로 자존감이 과잉되어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것 역시 위험한 일이다. 우리는 자존감 부족과 나르시시즘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며,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책 <의지력의 재발견>을 참고하여 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