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보다 이름값이 중요하다?! : 실력이 좋아도 유명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꾸준히 노력하기만 하면 언젠가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해리 포터>의 작가 J. K. 롤링은 한 실험을 통해 이 말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롤링은 자신의 책이 운과 명성 때문에 잘 팔리는 것인지, 순수하게 작품성이 좋아서 잘 팔리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가명으로 책을 출간했다. 처음에 이 책은 잘 팔리지 않았지만 나중에 이 책의 저자가 롤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제부터 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2013년 4월에 출간된 책, <쿠쿠스 콜링>은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전직 군경이 쓴 범죄소설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글이 아름답고, 대사 전달력이 좋고, 주인공이 의족을 한 꽤나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제프리 완셀은 <데일리 메일>에 이 책을 '화려한 데뷔'라고 극찬하는 서평을 실었다. 그렇지만 출간될 당시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초판은 겨우 500권이 팔리는 데 그치고 말았다.

  얼마 후에, 이 책의 편집자가 <해리 포터>로 유명해진 J. K. 롤링의 에이전트이자 편집자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런 소문이 나자 런던의 <선데이 타임스>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과학자에게 분석을 의뢰했고, 이 책은 롤링이 쓴 <캐주얼 베이컨시>와 캘브레이스의 데뷔작 사이에 언어적 유사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결국, 롤링은 그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인정했고, 그다음 날 <쿠쿠스 콜링>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스티븐 킹도 이보다 30년 앞서 비슷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이 운이 좋아서인지, 재능이 있어서인지 확인하기 위해 리처드 바크먼이라는 필명으로 책을 출간했다. 작가의 이력에는 상선에서 근무한 경력과 뉴햄프셔주 시골에서 양계장을 경영한 경력을 포함시켰다. 또한 그는 실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바크먼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들은 전혀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롤링과 마찬가지로 킹도 금세 신분이 들통나고 말았다. 한 서점의 직원이 두 작가의 문체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40만 권이나 팔려나갔다.

  많은 사람들은 재능과 굳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 사건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런 일도 이따금씩 일어나기는 한다. 롤링의 대표작인 <해리 포터>는 순수하게 작품성만으로 성공했다. <해리 포터>가 발표되기 전까지의 롤링은 가난한 무명작가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쿠쿠스 콜링>은 같은 작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폭삭 망했다가 롤링의 명성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그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탁월함을 식별해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항상 뛰어난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상품들에 엄밀한 잣대를 대고 일일이 비교하는 것은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유명한 상품이나 친구가 추천한 상품 또는 비싼 상품을 구매한다. 최고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상품을 일일이 비교하려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쳐서 결국 처음에 본 것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동일한 작가가 쓴 책인데도 <해리 포터>는 성공했지만 <쿠쿠스 콜링>은 그러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건을 보면 우리 사회가 노력의 중요성을 너무 과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노력하기만 하면 언젠가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무의미한 노력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능이나 명성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반쪽짜리 노력만 하면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이런 무의미한 노력을 남발하는 것은 체력 낭비와 시간 낭비에 불과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고 우리의 시간과 체력을 아끼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