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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재밌는 지식들

일잘러가 너무 많아도 안 되는 이유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by 어쨌든 독서가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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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나 농구 경기를 보면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팀에게 크게 기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회사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주어야 할 뛰어난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대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일의 진행을 느리게 만들거나 팀의 성과를 갉아먹기도 한다. 그런데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정말 전혀 쓸모없는 사람들일까? 일잘러가 많은 팀일수록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다. 생산성이 높은 닭들만 모아서 여섯 세대에 걸쳐 교배시킨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7대손은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졌다. 그 이유는 팀에 슈퍼스타가 너무 많으면 갈등이 심해지고 협력이 부진해져서 오히려 성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 실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윌리엄 뮤어 교수는 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부모의 유전자는 자식에게 유전된다. 따라서 부모가 탁월한 형질을 가졌을수록 자식도 탁월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는 닭장에서 달걀을 많이 낳는 암탉들을 선별해 한데 모아 놓고 키웠다. 그는 몇 세대만 지나도 양계장에는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는 '슈퍼 닭'들이 넘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닭들의 '올스타 팀'을 꾸리는 셈이다. 뮤어는 닭들을 여섯 세대에 걸쳐 교배하도록 했고, 그들의 6대손들이 낳은 달걀을 합산하여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의외의 실험 결과가 나왔다.

  그들의 6대손까지는 실험이 정확히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6대손 닭들은 통통하고 건강했고 그들의 달걀 생산량은 실험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무려 160%나 증가했다. 그런데 6대손이 낳은 자식들은 전혀 슈퍼스타처럼 보이지 않아다. 우선 암탉 9마리 중 단 3마리만 살아남았다. 나머지 6마리는 한 닭장에 있던 다른 닭들에게 살해당했다. 그나마 살아남아 있던 3마리도 그리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깃털이 거의 빠져 있었고, 빠진 털 사이로 드러난 살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그들은 서로 싸우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달걀을 많이 낳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지도자가 너무 독단적으로 행동하면 부하들은 서로 심하게 경쟁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등에 칼을 꽂고 협박하고 나쁜 본성만 드러내기 쉽다. 이런 현상은 닭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듀크 대학교는 세계 최고의 영어영문학과를 꾸리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들을 최대한 영입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다양한 비판적인 이론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학과는 사분오열되고 말았다. 팀에 일잘러가 너무 많으면 서로의 주장이 너무 강한 탓에 갈등이 심해져서 협력이 부진해지기 때문이다.

  프로 스포츠에는 '너무 많은 사공 효과'라는 것이 있다. 축구나 농구팀에서 재능 있는 선수는 팀에게 많은 기여를 하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그 효과는 사라진다. 축구나 농구 경기는 팀원들이 서로에게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슈퍼스타가 너무 많으면 협력이 부진해지고 오히려 성과가 떨어진다. 즉, 팀의 성과보다 개인의 성과를 우선시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팀이 성공하려면 소수의 일잘러와 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팀에 일잘러가 많을수록 팀의 성과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해서 팀에 일잘러만 영입하려고 하고 성과가 부진한 사람은 소외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팀에 일잘러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성과가 부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성과가 부진한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고 반대로 그들을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자신이 일을 너무 못한다고 생각될 때도 너무 위축되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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