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과 지방만 잘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 저항성 전분의 중요성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과 지방을 다이어트와 건강의 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할 때,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포함된 음식은 최대한 섭취하지 않도록 노력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다. 호주의 한 작은 섬에 살고 사람들은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량이 놀라울 정도로 많은데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작은 섬에는 농사를 짓는 소규모 부족, '카타반 부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열량의 60%를 탄수화물에서, 30%는 포화지방에서 얻고 오직 10%만을 단백질로부터 얻는다. 그들은 담배를 자주 피우며, 그다지 활동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현대인들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대부분의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90세를 훌쩍 넘길 때까지 건강하게 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카타반 부족 사람들 중 220명을 비슷한 나이대와 성별의 스웨덴 사람들과 비교한 결과, 놀라울 결론이 나왔다. 20세 이상의 카타반 부족 남성은 같은 나이대의 스웨덴 남성과 비교해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비슷했지만, 체질량지수(BMI), 혈압,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훨씬 낮았다. 카타반 부족 중 60세 이상의 여성은 같은 나이대의 스웨덴 여성에 비해 심장 질환이나 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훨씬 낮았다. 게다가 카타반 부족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경험하는 법이 없었다.

  그들이 탄수화물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날렵한 몸을 유지하고 심장마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주로 '저항성 전분'이었기 때문이다. 전분의 일종인 저항성 전분은 위장관에서 전형적인 전분인 옥수수, 씰, 밀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저항성 전분은 위장관에서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에너지로 소비되거나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고 소장관을 거쳐가기만 한다.

  저항성 전분이 일반적인 전분과 다른 행동을 보여주는 이유는 이러한 식품들이 복합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저항성' 전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반적인 전분은 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어, 먹는 즉시 몸속의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데, 저항성 전분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서 인슐린 급등을 유발하지 않는다. 더 좋은 점은 저항성 전분이 장내 미생물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것이다.

  장내 박테리아는 저항성 전분을 먹고 자라면서 초산염, 프로피온, 에스테르, 낙산염과 같은 짧은 사슬을 가진 지방산으로 전환시킨다. 그래서 저항성 전분은 마치 프로바이오틱스처럼 장내 소화와 영양분 흡수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장내 점막을 육성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조장하는 장내의 좋은 박테리아의 비율도 높인다. 이런 점막이 많을수록 점막을 통과해서 치밀 이음부를 찢는 렉틴이 적어지고, 체중이 증가하는 일이 적어진다. 저항성 전분은 혈당이나 인슐린 수치를 올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체중을 조절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