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9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가 끝나기 전까지 달에 사람을 보냈다가 무사히 귀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야심만만한 이 약속은 그야말로 원조 '문샷'이 되었다.
케네디가 처음 이 연설을 할 때는 달 착륙에 필요한 수많은 기술이 개발되지도 않았다. 달 표면이 우주선의 무게를 버틸 수 있을지, 통신 시스템이 달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몰랐고 달 궤도는커녕 지구 궤도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케네디가 그 약속을 한 지 7년도 지나지 않은 1969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원시 인류는 여름에는 더위를, 겨울에는 추위를 견뎌야 했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극심한 기근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놓으며 집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고 언제든지 손쉽게 음식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인이 이런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기술의 승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특별한 사고 과정 없이는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처음에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달 착륙을 성공시킨 로켓 과학자들이 사용한 사고 과정인 문샷은 우리에게 엄청난 진보를 안겨다 주었다.
문샷을 배우면 우리는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 그 모든 가정과 고정관념, 판에 박힌 사고 패턴을 의심하면서, 다른 사람이 장애물로 바라보는 것을 절호의 기회라고, 즉 내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현실을 바꿀 기회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오잔 바롤의 책 <문샷>은 로켓 과학자처럼 생각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그저 설교만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 지금 당장 로켓 과학자처럼 사고를 구사할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 행동 가능한 전략을 제시한다. 또 로켓과학 분야의 재미있는 일화들을 역사, 경영, 정치, 법률 등의 일화와 엮어 이런 원리들을 얼마나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입증한다.
이 책은 저자가 화성 표면 탐사 로버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경험, 수많은 로켓 과학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 과학과 경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했던 수십 년간의 연구조사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로켓이 우주로 발사되는 3단계에 맞춰 구성되었다. 1단계는 발사로 우리의 사고에 불을 붙이는 단계이다. 이 부분에서는 로켓 과학자들이 불확실성을 기꺼이 떠안으며 이것을 자기 강점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2단계는 가속화로 여기서는 발상의 틀을 다시 짜고 이 발상을 재규정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올바른 질문을 할 때 비로소 올바른 해답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탐구한다. 마지막 3단계는 궤도 진입이다. 여기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하게 해방하려면 성공과 실패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발사
혁신이 이뤄지는 순간은 해답의 확실성을 희생할 때 즉, 자전거 보조바퀴를 떼어내고 위험을 감수할 때, 가로등 아래를 벗어나 깜깜한 곳으로 나아갈 때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과학자가 모두 해답까지 일직선을 나아간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입한다. 올바른 교과과정도 과학을 공부하는 옳은 방법도 표준화 시험에서 정답을 도출하는 공식도 하나밖에 없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진보하고 있기 때문에 수백 년 전의 과학자들이 내놓은 해답은 현대에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올바른 질문을 시작하려면 먼저 몇 가지 해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해답은 발견으로 향하는 로켓의 발사대로만 기능해야 하지 그것을 유일무이한 해답이라고 믿어버려선 안 된다.
우리는 변칙성을 알아차리도록 교육받지 않았다. 어린아이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단순화하는 편이 세상을 인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에게 도둑질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 홍길동처럼 부자에게서 훔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괜찮을 수도 있어."라고 알려주면 아이는 도둑질은 나쁜 것이라는 확실한 도덕관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처럼 어린아이에게는 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편이 오히려 세상을 인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학교 교육만 받고 자란 아이는 성인으로 성장하고 나서도 이 잘못된 이론의 틀을 깨고 그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제1 원리를 사물이 알려지는 최초의 토대라고 말했고 데카르트는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의심해 마지막까지 남는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진리라고 말했다. 제1 원리에서 출발해 사고하는 것은 어렸을 때 배운 지식의 틀에서 벗어나 문샷 사고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즉,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모든 것에 궁금증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1 원리 사고는 가장 중요한 곳에만 적용해야 한다. 우리는 루틴을 통해 날마다 해야 하는 수 천 가지의 지겨운 의사결정의 부담을 덜 수 있는데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일일이 의심하며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의심해야 할지 결정하려면 다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다. '이게 사실이 아니면 어떻게 되지?' '왜 나는 이것을 굳이 이 방식으로 하고 있을까?' '나는 이것을 떨쳐낼 수 있을까?' '이보다 나은 대체품이 있을까?'
이 외에도 이 장에서는 우리가 문샷 사고를 시작하는 데 어떤 방해를 받고 있는지, 어떻게 문샷 사고를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행동 전략을 알려준다.
2단계: 가속화
1단계에서 아이디어에 불을 붙였다면 이제는 그 아이디어를 발상의 틀을 깨고 발상을 재규정하는 식으로 탐구하여 문샷 사고를 가속화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우리가 아이디어를 가속화하는 데 어떤 방해를 받고 있는지 알려주고 그런 방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우리가 문샷 사고를 가속화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아인슈텔륨 효과, 기능적 고착, 확증편향,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가 있다.
아인슈텔륨 효과란 문제에 여러 원인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가장 먼저 떠오른 원인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해답을 최대한 빨리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의 해답이 떠오르면 처음에 떠오른 해답을 정답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또 학교에서는 해답을 말하라고 교육하지 문제의 틀을 새로 짜는 교육은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기 어렵다.
질문 그 자체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문제의 정의를 바꾸는 식으로 아인슈텔륨 효과를 극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사고 과정만으로 자신의 여러 가정을 의심하게 될 것이며 현재의 관점에서 훌쩍 벗어날 수 있다.
기능적 고착이란 어떤 사물의 용도를 자기가 알고 있는 기능으로 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압계를 이용해 건물의 높이를 재라는 과제를 주면 대부분의 학생은 건물 꼭대기와 바닥에서의 기압차를 측정하여 건물의 높이를 구할 수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건물 꼭대기에서 기압계를 떨어뜨리고 낙하 시간을 이용해 건물의 높이를 계산할 수도 있고 건물주에게 기압계를 주고 건물의 높이를 알려달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는 학생들이 기압계의 용도를 기압을 측정하는 것 하나로 한정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기능적 고착은 조합놀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사물이 다른 분야에서 사용되는 방식을 보고 영감을 받아 주어진 사물을 다른 용도에 활용해보는 것이다. 또는 형태와 기능을 분리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기압계를 그냥 둥근 물체로 본다면 묵직한 물건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능을 넘어 형태를 바라본다면 주어진 조건을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믿음을 반박하는 증거의 가치는 낮게 평가하고 지지하는 증거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는 현상이다. 확증편향을 해결하려면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는 것도 좋다. '내 선입견은 무엇일까?' '난 무엇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나?' '난 이 가설이 진실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나?' 또는 여러 개의 가설을 만드는 것도 좋다. 하나의 가설만 알고 있으면 그 가설에만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복수의 가설을 알고 있으면 특정 가설에 집착하거나 성급히 안주하기가 어려워진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서로 모순적인 가설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란 상대의 주장에서 가장 약한 부분만 강조하여 상대를 이기기 쉬운 상대, 즉 허수아비로 설정하고 그것을 반박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를 자주 사용하면 상대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강철 인간 전술을 써보는 게 좋다. 상대 주장의 가장 약한 부분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부분을 찾아 반박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 주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기 논리의 허점도 발견하게 되어 더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궤도 진입
결과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털어내는 것은 기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아웃풋에서 인풋으로 마음가짐을 바꾸면 인풋 자체가 보상이 된다. 인풋에 집중하면 최종 목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은 그 목표만 달성하면 더 이상 나아가려고 하지 않지만 인풋 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목표를 이루었더라도 더 큰 목표를 위해 나아가도록 동기부여받을 수 있다. 또 아웃풋을 좇을 때는 결과에 따라 참혹감과 희열이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오가게 되지만 인풋을 좇을 땐 인풋을 정하거나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심리적 안정감은 야심 찬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실수하거나 질문하거나 도움을 청한다 하더라도 처벌받거나 모욕당하지 않음을 확신하는 마음 상태를 말하는데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면 혁신을 이루거나 학습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로 심리적 안정감은 혁신을 자극한다. 사람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까다로운 질문을 하거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힐 때 현 상태에 대한 문제를 제거하기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심리적 안정감은 팀의 학습량을 증가시킨다. 직원이 상관의 지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지기 어렵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원이 상관의 의심스러운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때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
직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려면 직원이 자기 실수를 밝히고 공유하려 한다면 리더 역시 그렇게 행동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또 모든 직원이 자기 실수나 실패를 널리 알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오잔 바롤의 책 <문샷>의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1962년 9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아직 아무 준비도 되지 않았지만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무모한 약속을 했지만 그것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로켓 과학자들의 문샷 사고법 덕분이다. 현재 우리가 원시 인류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그동안의 사람들이 문샷 사고를 통해 쌓아 온 업적의 결과이다. 우리도 일상에서 문샷 사고법을 적용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이끌리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화성 표면 탐사 로버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경험, 수많은 로켓 과학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 과학과 경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했던 수십 년간의 연구조사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내용은 실용적이고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이런 사고법을 일상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우리는 인생의 장애물을 만나면 좌절하기 쉬운데 문샷을 이용하면 이런 장애물을 기회로 이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문샷을 배우면 어려움이 닥쳐도 그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잔 바롤의 책 <문샷>에서는 단순히 설교만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문삿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행동 가능한 전략을 제시한다. 또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들도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이런 원리가 얼마나 폭넓게 사용되어 왔는지도 알려준다.
이 글을 읽고 문샷을 배우는 데 흥미가 생겼다면 오잔 바롤의 책 <문샷>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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