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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창작 글

직업에 귀천이 있을까?

by 어쨌든 독서가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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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야 나중에 좋은 직업을 얻고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어떤 직업을 가지든 힘든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직업에는 귀천이 없으니 자기 흥미에 맞는 직업을 고르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느 쪽 말이 맞을까? 나는 둘 다 맞는 면도 있고 틀린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직업에는 귀천이 있는 것이 맞다.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힘들게 일하고도 돈은 그보다 훨씬 적게 번다. 예를 들어 청소부는 매일 다른 사람이 어질러놓은 것을 치우며 힘들게 일하는데 편하게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청소부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게 일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천한 직업과 귀한 직업이 나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행복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돈과 행복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 사람은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수입이 아무리 많아지더라도 그것이 행복을 향상해주지 못한다. 사람은 매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람을 느껴야 행복해질 수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현재 삶에 만족하고 매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아무리 부유한 사람이라도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매일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하며 고통스럽게 살아야 한다면 불행해질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기는 직업이라면 그다음부터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 외제차를 갖고 있더라도 일이 너무 바빠서 그것을 출퇴근용으로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산차를 타고 다니러라도 종종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멋진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을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최소한의 생계만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기면 누구나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인간에게 사치의 욕구라는 것은 없다.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사치품을 마음껏 산다고 해도 더 이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물론 사치품을 많이 사면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살 수 있으므로 소속과 애정의 욕구나 존경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장 동료가 자기보다 먼저 승진하고 보너스를 받는다고 해서 그 사람과 친해지고 싶고 존경하고 싶어 지는가? 아니다. 오히려 질투만 하게 될 뿐이다. 우리가 부자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가 하고 있는 일이 멋지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부자들은 매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 존경받는 부자들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므로 소속과 애정의 욕구와 존경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했으므로 자아실현의 욕구도 채울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수입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건 과거에 우리나라가 가난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돈이 필요한 이유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욕구를 충족시킨 다음에는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행복해지지는 않지만 이런 욕구들도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몇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그때는 적게 일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얻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 중 대부분은 여전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나라는 그 정도로 가난하지 않다. 과거에는 돈을 많이 벌수록 행복해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직업을 얻을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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