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예고되면서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일 중 하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대량 실업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컴퓨터이기 때문에 암기력, 계산능력 면에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고 월급도 필요 없고 전기만 들어오면 24시간도 일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인간이 인공지능에 비해 우위에 있는 면은 창의성이다. 따라서 인간은 창의성을 키워서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식으로 대량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기보다는 암기력이나 계산 능력을 훈련하는 식으로 이뤄져 왔다. 3차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이런 방법이 꽤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암기력이나 계산능력은 인간이 인공지능에 비해 확실한 열위에 있는 분야이므로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나중에 인공지능에 비해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책 <문샷>에서 혁신은 마치 어두운 방 안에서 전등 스위치를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어두운 방에서 전등 스위치를 찾을 때 벽을 더듬고 가끔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전등 스위치를 찾다가 빙 돌아서 전등 스위치에 도달한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어떤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어떤 때는 전혀 다른 목표를 갖고 연구를 시작했는데 뜻밖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교과서의 내용만 암기해야 한다. 즉 학교에서는 올바른 교과과정도 표준화된 시험에서 정답을 도출하는 과정도 하나밖에 없다고 가르친다. 이는 학생들에게 과학자들은 전등 스위치까지 곧게 나아간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준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어떤 문제에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확증 편향을 갖게 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듯이 어떤 성과를 이루려면 기존의 지식들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단지 기존의 지식들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안주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혁신적인 성과를 내온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의 성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기존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다가 혁신적인 이론을 만들어내거나 일상의 사소한 불편한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물건을 발명하는 식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려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학교의 모습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학교에서도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질문하라고 하면 질문자에게 추가 점수를 주겠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질문하지 않고 시험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으면 모두가 '그런 질문은 왜 하는 거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수업 시간이 끝나가는데 질문하는 학생이 있으면 어떤 학생이 "저는 먼저 나가봐도 되겠습니까?"라며 빨리 나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혁신은 참신한 질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참신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미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혁신은 아무도 하지 않는 엉뚱한 질문에서 시작되고 혁신에 다다르려면 최대한 많이 질문해봐야 한다. 이런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나중에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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