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쨌든 책

타인을 읽는 말: 어디서도 통하는 심리학자의 대화법, 라포트

by 어쨌든 독서가 2022. 7. 7.
반응형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라포트'

 

 

  여러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을 위협하거나 얼굴에 주먹을 갈기거나 물고문을 하는 식으로는 효과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고문이 진행될수록 그들은 고문자에 대한 저항심이 커져 더욱 사실을 말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오히려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수록 대중은 해당 기관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되고 테러 단체가 활동할 명분이 생긴다.

  폭력, 강압, 기만, 조작 등의 수단을 사용하면 시간이 지나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예를 들어 힘으로 제압당한 아이는 부모에 대한 두려움, 멸시, 분노의 감정을 키운다. 아이는 부모보다 약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아이에게는 부모에게 복종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에 대한 반항심을 가지게 되어 기회가 생기는 대로 부모의 명령을 벗어날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두려움은 건강한 인간관계의 기반이 될 수 없다. 누구라도 인간관계에서 한 번 두려움이 싹트면 이를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상대는 협조하고 함께 일하기보다 통제를 약화시키는 방법을 찾는 쪽으로 노력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라포트'이다.

  라포트란 동의, 상호 이해, 조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조화로운 관계이다. 라포트는 고문과 정반대의 방법이다. 고문이 상대의 증오심과 저항감을 키워 정보를 얻어내는 일을 어렵게 한다면 라포트는 상대가 자기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어 속임수를 쓰거나 복잡한 전략을 이용하지 않아도 쉽게 정보를 얻어낼 수 있게 만든다. 심지어 상대가 자신을 설득하려고 수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유용한 효과를 발휘한다.

  책 <타인을 읽는 말>에서는 라포트를 형성하기 위한 요소로 솔직함, 공감, 자율성, 복기를 제시한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이 네 가지 요소를 지키고 상대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거나 효과적으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1. 솔직함

  음식점 손님들은 식사 후, 종업원에게 박하사탕을 받을 때 팁을 더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박하사탕을 그저 당연한 게 아니라 종업원이 내민 온정의 신호로 느꼈을 때 더욱 그랬다.

  호혜는 누군가가 호의를 꼭 갚아야겠다고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는 일종의 거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라포트를 형성하려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적당한 크기의 세심함과 함께 적당한 정도의 솔직함이 필요하다. 너무 솔직하거나 감정적인 메시지를 날 것 그대로 전달하면 상대방은 이를 생산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솔직함을 통해 라포트를 형성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상대를 기만하거나 속이지 마라. 둘째, 분명하고 객관적이며 직접적인 태도를 취하라. 셋째, 침착하라, 불필요한 감정을 버려라.

  직접적인 태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우선 내가 바라는 대화의 결과가 무엇인지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다. 목표를 정한 후에 이를 정확한 메시지로 만들어 보자. 원하는 대로 메시지가 나오는지 확인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감정을 감추는 연습을 해보자. 거울 앞이나 화장실 또는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사람 앞에서 연습하는 게 좋다.

 

 

2. 공감

  공감은 라포트를 형성하고 신뢰감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공감한다고 반드시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 공감은 어떤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관대함이나 온정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상대방의 핵심 신념과 가치를 알아내기 위한 분석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공감에는 총 세 단계의 수준이 있다.

  1단계 공감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갖게 되는 생각과 느낌을 확실히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려면 주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야 한다. 대인 기술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서로 반응하면서 발전한다. 따라서 건강한 관계와 라포트를 형성하려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2단계 공감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당신에게 일어날 경우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공감은 그 사람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상대방이나 등장인물의 경험을 자신의 가치, 신념, 경험으로만 해석한다면 그것이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미친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 사람의 느낌, 핵심 가치, 신념, 성별, 나이, 인생  교훈 등 상대방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예를 들어 상담자는 공감을 통해 내담자와 강한 치료 동맹을 맺을 수 있다. 단정하거나 지시하지 않는 자세로 귀를 기울여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그저 자세히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3. 자율성

  자율성은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놀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누군가가 우리를 통제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느냐 안 받느냐는 우리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를 우리 뜻대로 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 사람을 압박하고 협박하고 위협하는 시도를 하면 상대는 의도적으로 저항하고 내가 바라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그 사람의 행동을 바꾸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열쇠는 그 사람의 욕구와 바람을 존중하는 것이다.

 

 

4. 복기

  복기란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신호를 돌려보낸 다음 튀어 올라오는 더 많은 정보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복기는 세 가지 원칙이 모두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복기의 원칙은 '단순 복기', '한편으로는 복기', '언행 금지', '긍정', '재구성하기'로 다섯 가지가 있다.

  단순 복기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다시 언급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복기를 위한 적절한 단어나 부분을 선택하는 것이다. 일단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부분을 복기할 수 있으려면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당신이 듣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한편으로는 복기란 양쪽의 상반된 시각, 상반된 감정, 상반된 증거를 상대방에게 다시 요약해주는 것이다. 인간은 심판받거나 자신을 가두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유대관계의 끈을 풀고 귀를 막는다. 따라서 판단, 의심, 불신이 아니라 탐구심, 호기심, 개방성이 필요하다.

  다음 원칙은 언행 금지이다. 언쟁이나 합리화에 나서는 대신 논쟁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반박은 피하는 것이다. 복기의 목표는 상대방의 배경을 진정으로 이해할 때까지 계속 대화를 진행하고 더 상세한 정보를 얻는 데 있다. 말다툼은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나와 상대방 사이에 벽을 만들게 한다.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말한 이야기는..."이나 "그 부분을 더 이야기해 줄래?"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은 긍정이다. 기반이 될 만한 긍정적인 요소를 적극적이고 확실하게 찾아내고 부정적인 요소는 무시하는 것이다.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좋은 효과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단, 나쁜 행동을 죄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지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행동이나 태도를 눈여겨보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은 재구성하기이다.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가 의미할지도 모르는 바를 추론하고 그 기저에 자리한 상대방의 가치와 신념을 파악하는 것이다. 대화를 더 깊은 수준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처리한 다음 재해석하고 추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네가 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 너한테 아주 중요한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상대는 질문자가 자기를 더 깊은 수준으로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고 상황이 쭉 이야기되는 과정에서 종종 자기 마음을 더 분명히 깨닫기도 한다. 이 방법은 대화를 다음 주제로 이끄는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책 <타인을 읽는 말>에서 설명된 라포트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 네 가지를 살펴봤다. 폭력, 강압, 기만, 조작 등을 통해 상대를 통제하려고 하면 상대는 반발심을 키워 이런 시도는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라포트는 그것과 정반대의 방법이다. 라포트가 형성된 관계에서는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게 되어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라포트는 설득이나 협상의 기술이라기보다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론에 가깝다. 건강한 관계에서는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어서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목적이 없더라도 타인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을 때도 라포트를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법이나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에 소개된 라포트를 형성하는 법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