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당신은 행복합니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생활 수준을 낮추지 않으면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선택 중 대표적인 것이 인간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실질적으로는 도움을 주지 않는데 관계를 유지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친구를 사귀려면 시간을 내서 주기적으로 친구를 만나거나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서 돈을 써야 하고, 결혼을 하려면 연애하는 데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결혼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인간관계를 가지지 않는 게 좋다. 그런데 그 결과, 우리는 예전보다 행복해졌을까?
사람이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로봇이라면 인간관계는 불필요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행복과 사랑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가지지 않는 사람은 시간과 돈은 절약할 수 있을지 몰라도 행복하게 살지는 못할 것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이다. 시간과 돈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버는 것이다. 행복을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본래 목표가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그들은 가장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고급 뷔페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보다는 비싼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그들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 저절로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이성만 너무 중시하다 보니 감정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일수록 행복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책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유 7가지와 각각의 악덕에 맞서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 7가지를 제시한다. 돈이나 시간은 행복에 이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 자체가 아니라 행복에 이르기 위한 수단에만 집착하여 본래 목표인 행복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번에는 이 책에 소개된 7가지 악덕 중 세 가지만 살펴보자.
우월해지면 행복해질까?
모든 사람은 우월성을 추구하도록 태어났다. 진화적으로 우월하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위가 낮은 직원이 지위가 높은 직원보다 병에 걸리기 쉽고, 투병 기간도 길며, 수명이 짧고 더 부정적인 정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자신의 결정에 자율성과 통제력을 더 많이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 지나치게 우월성을 추구하면 행복 수준이 떨어진다.
자기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히 우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에게 맞는 목표인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지나치게 우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행복해지기 어렵다. 행복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객관적인 기준인 돈과 권력, 명성 같은 외적 기준으로 자기 지위를 평가하는데 이런 것들은 행복과 거의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지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치게 우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행복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일에 무한정 자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때문에 불행해지기도 한다.
행복해지려면 '우월성' 대신 '플로우'를 추구하는 게 좋다. 플로우란 깊이 몰입해서 시간의 흐름을 놓치는 상태이다. 플로우를 경험할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동시에 빠르게도 흘러가는 것처럼 느낀다. 예를 들어 테니스 선수가 서브를 받으려고 할 때, 실제 시간은 원래대로 흐르고 있지만 모든 것이 느린 화면으로 흘러가는 것 같고 평소보다 공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플로우가 행복을 향상하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플로우를 경험하는 순간이 즐겁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쉬운 과제를 하면 지루함을 느끼고 너무 어려운 과제를 하면 불안함을 느낀다. 플로우는 불안과 권태 사이의 적정 지점이다. 이때 우리는 과제에 온전히 몰입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둘째는 플로우를 경험하다 보면 숙달되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숙달되려는 욕구는 인간의 가장 뿌리 깊은 욕구 중 하나이다. 따라서 매번 플로우를 느끼며 자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면 행복해질 수 있다.
셋째는 플로우 경험은 주위 사람의 행복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은 내가 플로우를 경험하는 것을 보며 영감을 얻고 자기도 행복해질 수 있다. 플로우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 VS 사랑을 베풀고 싶은 욕구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사랑받는 것이 행복에 중요한 만큼 사랑받으려는 욕구를 채우려다가 비참하고 고통스러워질 수도 있다.
연결감에 대한 건강한 욕구는 인정 애착에 의해 표현된다. 인정 애착인 사람들은 편안하게 친밀감을 추구하고 친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에게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연결감을 찾고자 하는 상태와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반면 사랑에 대한 절박한 갈망은 관계에 대한 불안감에 뿌리를 둔 결핍과 회피를 유발한다. 그래서 연결감을 향한 건강하지 못한 욕구를 드러내는 사람들은 친밀감 욕구를 절박하게 표출하고 남들이 그들에게 친밀감을 구하려 할 때 위협을 느끼는 성향을 보인다.
결핍과 회피가 행복 수준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결핍된 사람은 자주 쉽게 마음을 여는데 우리는 본능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의 가치를 깎아내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핍된 사람에게 쉽게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둘째는 결핍과 회피는 외로움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회피적인 사람들은 친밀감에 불편을 느껴 관계를 망차기 때문이다. 회피적인 사람들은 결핍된 사람이나 안정된 사람보다 직업 만족도가 낮고 그들은 남의 도움에 덜 만족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과 건강하게 협력할 가능성이 낮다.
행복해지려면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고 베풀고 싶은 욕구를 표출하는 게 좋다. 사랑하고 베푸는 사람은 누군가 너그럽고 친절하게 다가오면 고마워하고 그 덕에 행복해진다. 친절을 베풀면 스트레스가 낮아지기 때문에 몸이 건강해진다. 또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서 스스로를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풍요로운 느낌이 들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
무차별적으로 베풀기만 하면 안 된다. 지쳐서 나가떨어지지 않으려면 스스로 정서적 자원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명한 기버는 베푸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여 너그러움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네댓 사람이 같은 유형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얻으면 개별적으로 도와주기보다는 모두의 요구를 동시에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다른 누군가가 더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준다.
지나치게 통제하려 하지 마라
통제 욕구는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에 관해 명확히 알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실제보다 결과를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비행기 사고보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비행기 탐승보다 자동차 운전을 덜 두려워한다. 우리는 남이 조종하는 비행기를 탈 때보다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를 탈 때 자신의 운명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은 대체로 목표를 높게 잡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편이다. 따라서 성공이 행복에 도움이 될 때까지만 통제 욕구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통제력을 추구하다 보면 행복 수준이 떨어지는 한계점에 다다른다. 그 이유는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남들이 행동하지 않을 때 화가 나고 불만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과도하게 남을 통제하면 결정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치관과 조언을 접할 때 그중 가장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남을 통제하려는 사람은 옳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셋째는 어떤 상황을 간절하게 통제하고 싶어서 결과에 집착할 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다른 것들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넷째는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은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크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미신에 빠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일수록 도박에서 돈을 더 많이 잃는다. 도박의 결과는 운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그들은 상황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남을 통제하려 할 때 상대는 심리적 반발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에게 통제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배우자의 식단을 통제하려고 하면 배우자는 나를 괴롭히려는 의도로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아이가 숙제를 끝내도록 통제하려 하면 아이는 부루퉁해지거나 반항할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내적 통제력을 가지는 게 좋다.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만약 뇌가 현실과 상상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영화나 소설에 감동을 받지도 못하고 대부분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존재하지도 못할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 상황을 통제하기보다는 마음을 통제하여 현실과 관계없이 행복을 느끼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내적 통제력이 강한 사람은 승진시켜주지 않는다고 사장에게 분노하기보다는 아직 자기를 해고하지 않은 데 주목하여 오히려 사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여자 친구가 일주일을 함께 보낸 후 이 도시를 떠난다고 슬퍼하기보다는 여자 친구가 여기 와 있는 동안 함께 지낼 즐거움에 주목하여 행복해진다.
똑똑한 사람은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을 선택한다. 그러나 행복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다. 따라서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책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유 7가지와 그에 대한 해결책 7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돈이나 시간을 벌기 위해 행복을 포기하는 선택을 자주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이다. 돈이나 시간도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수단에만 집착하여 원래 목표를 잊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행복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알고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경제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시간과 돈을 절약하면서 최대한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일을 찾는 데만 집착하는 것 같다. 하지만 행복은 물질이 아닌 감정이다. 많은 사람은 행복과 무관한 것을 추구하느라 정작 중요한 행복을 놓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책이 굉장히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자기가 수단에만 집착하여 행복을 놓치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하다 보면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 관심 있었거나 우리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책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를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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