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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창작 글

음악 들으며 공부해도 될까?

by 어쨌든 독서가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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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음악 들으며 공부한 적이 많다.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거의 대부분의 학생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공부했다. 그냥 공부를 하면 스트레스도 받고 공부에 집중이 안 돼서 자꾸 시계만 바라보게 되는데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며 재미도 있고 시계를 바라보게 되는 일도 적어졌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공부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가는 줄 알았다. 그때는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러 공부법에 대한 자기 계발서를 읽어보니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게 사실 공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뇌는 멀티태스킹을 할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많은 사람이 멀티태스킹을 좋아한다. SNS를 하면서 웹서핑을 하고, 다른 것을 보면서 인터넷 쇼핑을 하고 무언가를 먹으면서 책을 읽는 식이다. 그들은 멀티태스킹을 하면 여러 일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서 시간이 절약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뇌는 멀티태스킹을 할수록 주의가 분산되고 산만해져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따라서 어떤 일에 집중해서 높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멀티태스킹은 최대한 하지 않는 게 좋다.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면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되어 높은 효율을 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이나 SNS와 같이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고 높은 성과를 내지 않아도 상관없는 것들은 멀티태스킹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좋아하는 이유는 뇌가 멀티태스킹을 좋아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원시 인류는 항상 맹수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어야 했다. 그들은 열매를 따면서도 주위에 맹수가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했고, 불을 피우면서도 맹수를 경계해야 했고, 음식을 데우면서도 맹수가 접근하고 있지 않은지 수시로 확인해야 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뇌는 멀티태스킹을 좋아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만약 뇌가 멀티태스킹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원시 인류는 열매를 따거나 불을 피우거나 음식을 데우는 데만 집중하다가 맹수의 습격을 받아 멸종해버렸을 것이다. 뇌가 멀티태스킹을 좋아하는 것은 원시 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진화의 산물인 셈이다. 그런데 현대인은 일상에서 맹수의 습격을 경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여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원시시대에는 유용했던 뇌의 습성이 현대에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이다. 뇌는 멀티태스킹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공부가 잘 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을 할수록 집중력이 낮아진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이 절대 피해야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그것은 공부하기가 매우 싫을 때이다. 공부하기 싫을 때는 공부하면서 받을 스트레스 때문에 공부를 시작하기조차 망설이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덜 스트레스받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다. 따라서 공부하기 싫을 때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고 쉽게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공부를 시작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게 훨씬 낫다. 또 일은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렵고 일단 시작하고 나면 의욕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부하기 싫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시작하고 음악을 듣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의욕이 생겼을 때부터 음악을 끄고 공부에만 집중하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뇌는 멀티태스킹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재밌게 공부할 수는 있어도 집중해서 공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 공부하기가 매우 싫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시작이라도 해보는 게 좋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게 공부를 시작조차 안 하고 있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다 보면 의욕이 생겨서 어느 순간 음악을 듣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서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내고 싶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건 좋지 않지만 공부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시작이라도 해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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